굳은살

성찰록 2011.11.10 08:34

요즘은 클라이밍을 아주 규칙적으로 매주 가고 있다.
지난 주에는 손에 조금 굳은살이 생기더니, 이번엔 왼손가락 두 개가 홀라당 벗겨졌다.
아...이런 험한 상처라니...금이야 옥이야 아껴오던 내 옥체에.
그런데, 걍 밴드를 감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계속 볼더링이랑 클라이밍을 했더니..아...괜찮네. 
아, 난 참 용감하구나. 후훗.
글고 이젠 나의 매끈하던 어깨가 근육질이 되었다. (응?)
그리고 이제 조금 내 엄지발가락과 암벽화를 믿고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

무언가를 훈련하고 적응해가는 과정은 결국 어느 정도는 감각을 둔화시키는데 있는 것 같다.
아님 필요한 근육을 키워서 감각이 그 정도로 강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조절해주거나.
몸은 그렇게 평생에 걸쳐서 외부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신발에 맞는 굳은 살을 그때그때 만들어가며.


그래서 내눈은 이렇게 나빠졌구나.
빠르게 깜빡이는 모니터를 하루종일 보며 사는 내가, 눈이 계속 민감하게 유지되길 바란다면,
아마 뇌가 정상이 아니겠지.
그러니 이건 나빠진게 아니라 적절히 훈련된거지. 모니터에 적합하도록.
말하자면 눈알에 굳은살이 박힌 거랄까.
하지만, 숲길을 걸어갈 때 예쁜 풍경이 너무 흐릿하게 보이는 것은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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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