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문제

성찰록 2013.02.17 16:08

거리의 문제.

 

먼 곳에 있는 형편없이 좌절스런 친구에게

힘내라, 필요한 거 언제든지 말해라, 채팅하고 나서

착한 척에 도취되어 한숨 내쉬고,

 

내 집에 사는 형편없이 좌절스런 하메에게는

굿모닝 한 마디 없는 싸한 아침

 

살얼음 깔듯 현관을 휑하게 치워놓고,

보란듯이 청소기를 돌린다.

온 집안에 헨리 쳐박히는 소리가 요란하다. 

 

내 집인양 늘어놓은 부엌에 어김없이 올라오는 한심한  한숨.

변기물도 덜 내리고, 방구석에 처박혀 뭘하는지.

 

깔끔하신 나 님의 매서운 등쌀에 잡아먹힐까봐

깡마른 노인네는 토요일 하루종일 방에 쳐박혀 두 번인가 나왔나

 

그 여자도 누군가의 먼 곳에 있는 친구.

정작 나는 따뜻한 마음 한구석 내어주기 아까워

말 길어질까봐 짧은 대답을 바닥으로 던진다.

너무 가까워서 그러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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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o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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